이 신기한 음식은 강릉 창녕조씨 종가댁의 내림음식이다. 맛은 짭짜름하고 색은 붉다. 밥반찬으로 그만이다. 이 댁 9대 종부 최영간(64)씨는 시어머니 김쌍기(88)씨에게서 배웠다. 최씨는 “종가라서 제사가 많았어요. 명태포나 오징어포나 각종 포들이 많이 남았죠. 어머니는 아깝다고 하셨죠. 그 포를 이용해서 만든 음식입니다”라고 말한다. 포식혜는 만들기가 간단하다. 명태포나 오징어포 등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물에 적셔둔다. 그 포에 엿기름, 고춧가루, 찹쌀밥, 무를 섞어 삭히면 된다. 이때 무가 중요하다. 무를 큼지막하게 썰어 넣어서는 안된다. “콩알 크기만하게 썰어요, 무가 삭으면 효소가 나와요. 2주 정도 지나면 독 위로 물이 올라오는데 그때 먹으면 됩니다”라고 최씨가 일러준다.
적은 양을 만들어서 필요할 때마다 먹는 음식이다. 주홍치마처럼 색이 붉어 맛을 보지 않아도 매운 느낌이다. 하지만 맵지 않다. 은은한 맛이 유유하게 흐르는 우리 강을 닮았다. 시인 백석(백기행 1912~1995)이 국수를 두고 ‘아 반가운 것’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포식혜도 반가운 음식이다. 살아남은 음식이다. 살짝 딱딱한 포와 뭉클하게 삭은 밥알들이 이리저리 충돌해서 요상한 맛을 낸다. 최영간씨는 어쩌면 사라져버렸을 포식혜같은 우리 먹을거리를 잘 보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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