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 김정희씨는 21살에 종손 김주현씨와 결혼했다. 종손이 경북대학교 사범대 4학년 때다. 새색시는 종손의 졸업식날 대학교문에서 들어가지도 못하고 수줍게 서성였다. “궁금하기는 했는데 들어갈 수가 없었지”라고 그날을 웃으면서 회상한다. 세상일에 수줍은 아낙네였다. 종손이 서울에서 군대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곁에 있었다. 휴가라도 나오면 두 사람은 ‘전쟁과 평화’ 같은 영화를 손 꼭 붙잡고 보러갈 정도로 낭만적인 신혼을 보냈다. “종가 시집와서 일이 많았어. 그때는 몰랐지, 얼마나 일이 많은지. 지금도 고개가 설레설레 해”라고 말한다.
교실 8개를 빌려 제사상을 6개나 차린 적도 있었다. 종부는 그때 절을 24번이나 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신나던 때도 있었다. 32살 넘어 약국을 13년간 운영했는데 “그때는 정말 즐겁웠지, 경제적인 이유로 시작했지만 오는 사람들 인사하고 지내는 게 좋았어”라고 말한다. 자신이 주체적으로 일을 시작했을 때를 잊지 못한다. 종손은 30년 넘게 역사 선생님으로 일했고 경상북도 교육감을 두 번 지냈다. 퇴임을 한 후에는 ‘보백당장학문화재단’을 만들어 선조의 뜻을 이어가고 있다. 16년 전 문중사람들을 모아 돈을 모으고 지금까지 장학금을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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